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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전사 파이터' 김종만 "제 팬이 되어주세요"
파이트
200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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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파이터" 김종만 "제 팬이 되어주세요"
2008-03-25 14:58:16

  체육관 문을 열자마자 짙은 땀 냄새가 콧속을 파고든다. 교복을 입은 한 무리의 남학생들이 호기심과 동경의 눈빛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코리안탑팀(이하 KTT)" 소속 선수들의 훈련이 한창이다. "MMA의 호랑이 감독"으로 유명한 하동진 감독의 우렁찬 기합소리에 금세 귀가 멍멍해졌고 몸과 몸이 부딪히는 치열한 움직임에 숨이 턱턱 막혀왔다.

  예상보다 조금 늦어진 훈련이 끝나자 조금 전까지 맹수처럼 달려들어 엎치락뒤치락하던 선수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자세를 바르게 하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다. 그 인상적인 풍경이 끝나고 그제야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김종만 선수는 김민수, 김지훈 등 덩치 좋은 동료선수들 사이에서 오히려 왜소해 보이기까지 하다. 게다가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소년의 얼굴은 곳곳에 남아있는 흉터만 아니라면 "특전사 파이터"라는 별명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국내 종합격투기 1세대 파이터로 언제나 화끈하고 거침없는 경기 스타일로 국내외 팬들을 매료시켰던 김종만, 그의 땀과 노력이 고스란히 밴 체육관에서 링 위의 화려한 격투기선수가 아닌 링 밖의 "열정이 아름다운 남자" 김종만을 만나보았다.

이종격투기선수 김종만

출생 : 1978년 3월 3일

신체사항 : 171cm, 69kg

특기 : 특공무술, 유도

특전사 전역 후 "스피릿MC" 1회 대회에 출전하며 국내 종합격투기 1세대 파이터로 등장.

2005년 11월 "히어로즈" 한국대회에서 세계적인 랭커 "야마모토 아츠시"에 파운딩 TKO승을 거두며 주목받기 시작.

2007년 MMA 페더급 월드랭커 "히오키 하츠"를 꺾은 실력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종합격투기 전문사이트 "셔독(Sherdog.com)"의 페더급 랭킹 8위에 오르는 등 한국의 경량급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 "디시인사이드(이하 디시)" 격투갤러리(이하 격갤)를 아시는지, 혹시 들어와 본 적은 있는지 궁금해요. 들어와 보셨다면 어떤 느낌이었나요. (디시이용자 "가리원"님 외)

김종만 : 그럼요, 당연히 들어가 봤죠. 생각보다 글이 정말 많던데요? 잠깐 읽다 보면 어느새 몇 페이지가 훌쩍 지나가버리더라고요. 사실 좋은 글도 많은데 간혹 선수들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거나 비하하는 글을 읽으면 마음이 아파요. 일반인들에게는 격투기선수들이 이렇게 비춰질 수도 있겠구나, 이해는 하면서도 속상하죠.

- 특히 어떤 부분이 속상하고 마음 아프셨던 건가요?

김종만 : 글쎄요, 격투기선수가 일단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잖아요. 언론에서도 쇼적인 부분을 강조하다 보니 부풀려지는 부분도 있고요. 또 스포츠다 보니 많은 분들이 링 위에서 보여지는 결과만 보고 선수를 판단하시는데, 사실 그 과정은 말도 못할 만큼 너무나 힘들어요. 링 위에 올라서기까지 연습하고 준비하는 과정은 모든 선수들이 똑같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정말 열심히 준비해도 링 위에서 1초 만에 KO당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많은 분들은 KO라는 결과만 보게 되죠. 링 위에 서기까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는지 인정해주시고 애정을 가지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건 선수들의 당연한 몫일 테지만요.

- 혹시 본인의 이름으로 어떤 게시물들이 올라왔는지 검색해 본 경험도 있나요?

김종만 : 안 해봤다면 거짓말이죠, 하하하.

- (웃음)우선 처음 격투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김종만 : 아시다시피 제가 특전사를 나왔는데 군생활 중에 동기가 우연히 저에게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대회 영상을 보여준 적이 있어요. "와, 멋지다, 이런 것도 있구나!" 그 땐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냥 넘어갔는데 제대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중에 2003년 3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종합격투기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제게 영상을 보여줬던 그 친구가 함께 나가보자고 제의했고저도 흔쾌히 동의하고 서류를 냈는데 합격했던 거죠.

- 그 대회가 "제1회 스피릿MC"였겠군요.

김종만 : 네. 그 당시 64명의 선수들이 무제한급으로 겨뤘는데 제가 3번째로 작더라고요, 하하하. 어쨌든 뛰어들어보니 내 길이다, 싶었어요. 그래서 잘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정식으로 격투를 배워야겠다, 결심했죠.

-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요.

김종만 : 그럼요, 당시 개인 경호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꽤 좋은 조건의 직장이었어요. 하지만 제가 "전 이 길이 제 길인 것 같습니다"라고 사장님께 말씀드리자 처음엔 반대하셨지만 곧 "세상에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오히려 격려해 주셨어요. 이후에 C1J 정원조 관장님께 정식으로 격투를 배웠죠. 제겐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하지만 직장을 그만두고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을 꾸리다 보니 육체적으로는 너무 힘들었어요. 김미파이브를 뛰며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으니 마음이 즐거울 거라 생각했지만 생활고 때문에 방황도 많이 했죠. 그 때 KTT 하 감독님이 "넌 선수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데 더는 방황하지 말고 팀으로 들어오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셨어요. 그렇게 KTT의 일원이 된 지 벌써 2년째네요.

- 이전에 유도선수로도 활동하셨던 것으로 아는데.

김종만 :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어요. 중학교 때 처음 유도를 시작했는데 재미있기는 했지만 많이 힘들었죠. 난 왜 이렇게 힘든 것만 자꾸 하게 되는 걸까요, 하하하.

- 동료인 "미스터 샤크" 김민수 선수(그는 디시 기자임을 밝히자마자 장난스레 얼른 자리를 피했다. 나중에야 기자에게 "도대체 격갤 이용자들은 어떤 사람들이냐"며 하소연을 했던 것으로 미루어 아마도 자신에 대한 각종 평가들에 조금은 속상했던 모양이다)도 그렇고 유도선수 출신 격투기선수가 꽤 많아요. 본인이 유도를 했던 경험이 지금 격투기선수로서 득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김종만 : 굉장히 큰 도움이 되죠. 링 위에서 경기를 치를 때 전체적인 균형감각이나 그라운드에서의 집중력도 좋고 빨라요. 나름대로 학교 체육을 했던 때문인지 정신적으로도 단련이 돼 도움이 되는 것 같고요.

- 특전사 출신이라는 배경도 그런 부분에서 도움이 되겠어요.

김종만 : 그렇죠, 아무래도 특성상 정신적인 무장을 강조하는 분위기니까요. 아마 군대를 다녀오신 남자분들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전역한 부대에 자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그렇고요.

- 지난 2005년 "K-1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에서 특전사 출신 파이터와 해병대 출신 파이터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고용석 선수와의 경기가 이슈가 된 적도 있었잖아요.

김종만 : 네, 그 때 많은 선배님들이 직접 경기장에 찾아오셔서 응원해주시고 "열심히 하라"고 격려도 해주셨죠.

- "특전사 파이터"라는 별명 때문에 유명세를 탄 것도 사실이예요. 본인이 직접 지으신 별명인가요?

김종만 : 김미파이브 당시 그냥 평범한 파이터는 되고 싶지 않았어요. 무언가 특별한 콘셉트를 갖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시작한 것이 "특전사 파이터"에 어울리는 군복 입장과 흰색 경기복이었죠. 지금도 많은 팬들이 저를 "하얀 빤스"로 기억하는 것도 그 때문이고요.(웃음) 지금은 트렁크 모양으로 바뀌었지만 첫 대회부터 그 콘셉트는 계속 유지하고 있어요. 이제는 "특전사 파이터"로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너무많아서 별명은 바꿀래야 바꿀 수 없을 것 같아요. 외국에서도 그렇게 불리고 있고요. 혹시 "능력자"분들이 많은 디시에서 새로운 별명을 하나 지어주시면 생각해 볼게요, 하하하.


<김종만 선수의 독특한 군복 입장 모습>

- 전 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지만 김미파이브 시절 많은 팬들이 기억하는 김종만 선수의 "엉덩이춤"이란 도대체 뭔가요?

김종만 : 하하하, 다 옛날 얘기예요. 당시 많은 분들이 격투기를 그저 무섭고 거칠고 폭력적인 것으로만 생각하셨고, 나름대로 그런 생각들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에 경기에서 이기면 귀엽게 엉덩이를 살짝살짝 흔드는 춤을 췄던 거죠. "파이터가 그게 무슨 짓이냐"며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새롭다는 반응이었어요. 싸울 때는 불독처럼 달려들다가 이기면 엉덩이춤을 선보이니 많은 분들이기억에 남으셨나 봐요. 하지만 이후 외국 무대에 진출하면서 엉덩이춤을 그만뒀는데, 이젠 격투기에 대한 대중의 시각도 많이 바뀌어서 안 춰도 될 것 같아요.(웃음)

- 김미파이브 시절과 지금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김종만 : 글쎄요, 아마 인지도 부분이 조금 달라진 것 같은데요. 당시엔 국내 인지도가 높았는데 지금은 외국에서 오히려 더 인지도가 높은 것 같아요. 이젠 국내에서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거의 없으신 것 같네요.

- 많은 팬들이 지금까지 김종만 선수의 경기들 중에서 지난 2005년 11월 "히어로즈" 한국대회에서 "야마모토 아츠시"와의 극적인 역전승이 가장 인상깊었다고 하더라고요. 본인은 어떤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지 궁금해요. (디시이용자 "사마하" 님)

김종만 : 저도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그토록 꿈꾸던 메이저 무대 첫 경기였고 그래서 긴장도 많이 했죠. 그런데 선수들은 처음 링 위에서 상대선수를 딱 잡아보면 느낌이 와요, 세다, 혹은 해볼만 하다. 객관적으로는 상당한 실력 차이가 있는 선수였고 제가 불리하게 잡혔는데도 경기 초반부터 "이건 질 경기가 아니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래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죠. 그렇게1라운드 내내 일방적으로 당하면서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마침내 2라운드에서 역전승을 거뒀을 때 관중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내고 어떤 분들은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셨어요. 그 때 처음 알았죠. 격투기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도 있구나, 다시 생각해도 가슴 뭉클한 경기였어요.

- 그러고 보니 특히 일본 파이터들에게 강한 것 같아요.

김종만 : 일본 파이터들한테 강한 게 아니라 어떻게 경기를 하다 보니 일본 선수들하고만 붙게 된 거예요. 지금까지 메이저 경기 대부분이 상대선수가 일본 파이터들이었는데 제 의지와는 관련이 없었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강한 선수들과 경기를 자주 해서인지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 이마나리 마사카즈, 마에다 요시히로 등 그동안 대결을 펼쳤던 페더급 일본 강호들 중에서 가장 상대하기 껄끄럽거나 힘들었던 선수는 누구인가요. (디시이용자 "일일"님)

김종만 : (잠시 생각하더니)마에다 요시히로. 처음 딱 잡았을 때 느낌이 좀 타이트했던 선수였어요. 게다가 사우스포(Southpaw), 왼손잡이였거든요. 제가 사우스포에 약해요. 챔피언답게 굉장히 강한 선수였고 결국 무승부를 냈죠.

- 그렇다면 본인이 느끼기에 국내 파이터들과 일본 파이터들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던가요.

김종만 : 경험이 아닐까 싶어요. 아무래도 한국은 대규모 대회들이 적다 보니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죠. 일본 파이터들은 경험만큼 굉장히 노련미가 있어요. 경기할 때 확실히 다르죠. 특히 일본 챔피언들과 경기를 할 때마다 이래서 챔피언이구나, 싶을 때가 있어요. 자신이 궁지에 몰려도 절대 티를 내지 않아요. 이기고 있다고 흥분하지도 않고요. 그런 게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미인 것 같아요. 그에반해 한국 파이터들은 선수로서 뛰어난 자질과 정신력을 갖추고 있어요. 절대 링 위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아요.

- 아까 링 위에서 처음 상대선수를 잡아보면 느낌이 온다는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는데, 경기를 하다 보면 상대의 컨디션이 읽히나 봐요.

김종만 : 그럼요, 많은 분들이 격투기를 단순히 치고받는 것으로만 생각하시는데 몸뿐만 아니라 머리로도 엄청난 대결이 오가요. 경기 중에도 끊임없이 난 괜찮다,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 상대에게 읽히지 않아요. 내 컨디션을 속이는 것도 기술이죠. 그런 게 아까 말한 노련미라는 거예요. 일부러 강한 곳을 빈틈으로 보이게 하는가 하면 약한 곳은 적절하게 숨기고…. 정말 치열해요. 머리 아프죠, 하하하.

- 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엄청난 싸움이 오가는 거로군요. 그러고 보니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강호들을 상대했음에도 유독 타이틀이 걸린 경기에 운이 따르지 않아 아쉽다는 팬들도 있던데, 본인은 어떠세요?

김종만 : 많이 아쉽죠. 무수히 많은 메이저 경기를 치렀지만 아직 어디에 내놓을 만한 타이틀이 없으니 당연히 욕심도 나고요. 이왕이면 외국단체면 좋겠는데, 계속 노력해야죠.

- 특히 지난달 일본 "케이지포스" 페더급 토너먼트에서 일본의 신예 "위키 아오키"에 패했던 경기는 여러모로 충격이기도 했고 아쉽기도 했어요.

김종만 : 어이가 없었죠, 저도. 경기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한동안 정신이 나가 있었어요. 체육관 동료들도 충격에 빠져 있었고요. 객관적으로 봐도 제가 이겨야 하는 경기였고 배정도 유리하게 받아서 이번엔 정말 챔피언 한번 해보자, 그렇게 땀 흘려 노력했는데…. 정말 열심히 준비한 경기였는데 링 위에 올라가자마자 럭키펀치에 KO패라니, 세계적인 챔피언들이랑 다 붙어놓고, 정말 화나고 속상했어요. 주변에 운이 나빴다고 위로해주셨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운이라기 보다 제가 나태했던 부분이 있었을 거예요. 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아마 빈틈이 있었던 거겠죠. 복합적인 결과일 거라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어요.

-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셨겠어요.

김종만 : 그럼요, 격투기선수는 주먹과 발로만 싸우는 게 아니에요. 정신이 무너지면 어떤 상대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더 마음을 다잡고 각오를 추스리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 당시엔 너무 힘들었지만요.

- 아픔이 있었던 만큼 얼른 새로운 타이틀에 도전하셔야죠.

김종만 : 안 그래도 지금 외국단체와 추진하는 게 있는데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 말씀드리기 곤란하네요. 어쨌든 계속해서 타이틀에 도전할 계획이니까 지켜봐 주세요.

- 물론 타이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지난해 미국 격투기전문 뉴스사이트 "셔독"이 본인을 페더급 세계랭킹 8위에 올렸을 때 기분 좋으셨죠?

김종만 : 당연하죠! 저도 모르고 있었는데 선배 하나가 전화해서 당장 인터넷을 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찾아보니 정말로 제 이름이 8위에 올라 있더라고요. 너무 신기하고 기뻤죠. "데니스 강"을 제외하면 토종 한국 파이터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으니까요. 생각지도 못했는데 정말 놀랐어요. 그전에 MMA 페더급 월드랭커 "히오키 하츠"와 경기가 있었는데 예상과 달리 거의 일방적인 경기였어요. 그 경기를 잡고이후에 일본 랭커들을 잇따라 잡으니까 이거 웬 "듣보잡"인가, 싶었나 봐요, 하하하. 어쨌든 그 경기를 인상 깊게 봐줘서 그런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 그 때 축하인사 많이 받으셨죠?

김종만 : 네, 하지만 가장 큰 성과라고 하면 디시에서 사인회를 한 것이겠죠? 하하하.


<지난해 10월에 열린 "제11회 디시인사이드 전체 출사대회" 당시 김종만 선수의 사인회 모습>

- 아하, 그렇군요!(웃음) 지난해 디시 출사대회 때 사인회를 하셨죠. 그 때 기분 어떠셨어요?

김종만 : 아마 그 때 저에게 사인을 받으셨던 분들의 80% 이상은 제가 누군지도 모르고 사인회를 한다고 하니 줄을 섰을 거예요, 하하하. 하지만 제 사인을 받으려고 사람들이 줄을 선 모습을 보니까, 와아, 기분 죽이대요!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지만 그 때 제 사인을 받아가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 김종만 선수가 세계적인 타이틀을 따시면 그 때 사인을 받으셨던 분들께 사인 값을 하는 것 아닐까 싶은데요.

김종만 : 맞아요, 그 분들 덕분에 이젠 링 위에 올라가도 혼자가 아니구나, 책임감이 생겨요.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니까 더 힘도 나고요. 얼른 사인 값 해야죠.

- 미국의 케이지단체인 UFC 산하 WEC의 계약 오퍼(Offer)를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요? (디시이용자 "멧 스켈톤"님 외)

김종만 : 구체적으로 이유가 무엇이다, 정확하게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중간에서 좀 틀어진 부분들이 있었어요. 단체와 제가 직접적으로 대화를 했다면 그런 문제들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중간에서 전달해주시는 분이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요. 오해도 있었고요. 사실 계약조건도 기대했던 만큼 그리 좋은 편이 아니어서 다음으로 미뤄두기로 한 거예요. 오퍼가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 일단 보류된 상태라고보시면 돼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 선수로서 스스로를 평가했을 때 리듬과 파워, 근성 중 어느 부분에 가장 자신이 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이 있었어요. (디시이용자 "김성모"님)

김종만 : 글쎄요…. (한참을 생각한 후에)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참 어렵네요. 하지만 굳이 꼽는다면 근성과 파워가 아닐까 싶은데요.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유도선수와 특전사 출신이라는 배경 때문인지는 몰라도 정신력에서는 결코 약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링 위에 오르면 정신없이 몰아붙이는 스타일이죠. 그런 경기를 즐기기도 하고요. 파워는 주변에서 동급최강이라고 평가해주시고요. 그런데 제가좀 뻣뻣해요, 통나무라고 하죠, 하하하. 아무리 스트레칭을 하고 따로 훈련을 해도 타고난 뻣뻣함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인정해요, 그 부분은.

-혹시 링 위에 올라가기 전에 자신만의 징크스 같은 게 있나요?

김종만 : 아마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아실 텐데 "내무검사"라고, 흰 장갑을 끼고 내무반 구석구석의 먼지까지 다 찾아내는 게 있어요. 그 내무검사를 할 때처럼 경기를 앞두면 제가 살고 있는 집 구석구석을 다 청소해요. 먼지 하나 없이 말이죠. 몸도 마찬가지예요. 목욕재계를 하고 머리도 짧게 깍고 속옷도 각을 맞춰 가방에 넣고, 동료들도 다 알 만큼 유난스러웠죠. 그런데 히오키 하츠와의 경기 때 그 징크스가깨졌어요. 그 땐 일부러 머리도 기르고 수염도 깍지 않고 올라갔는데 이겼잖아요. 그래서 그 후로는 주변 정리를 하긴 하는데 예전처럼 유별나게는 안 해요.

-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운동에 할애하시나요? 인터뷰 전에 살짝 훔쳐보긴 했지만 격투기선수로서 김종만선수의 훈련내용이 궁금해요. (디시이용자 "라울"님)

김종만 : 우선 새벽에 헬스클럽에 가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두 시간 정도 해요. 매일 하는 것은 아니고 이틀하고 하루 쉬는 것을 반복하는데 그래야 근육이 회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거든요. 무조건 몸을 키우려는 사람들과는 운동방법도 달라요. 주로 근지구력 위주로 운동 프로그램을 짜요. 그러고 나서 오후에 여기 체육관에 나와서 네 시간여를 훈련하는데 매일 똑같은 운동을 하지는 않아요. 하루는 타격, 하루는레슬링, 하루는 주짓수(유술), 그 다음엔 섞어서, 그런 식으로 하루에 하나씩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거죠. 물론 시합을 앞두면 MMA, 시합모드로 2주 정도 집중훈련을 하게 되고요. 매일 훈련이 끝나면 마지막에 간단하게 체력훈련을 하고요.

- 격투기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킥력과 펀치력 강화를 위해 특별히 어떤 운동을 하고 계신가요? (디시이용자 "디소"님)

김종만 : 제가 펀치가 세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는데 아무래도 체격적인 조건이 기여하는 부분이 큰 것 같아요. 아까도 보셨지만 제가 어깨가 크고 등이 굉장히 발달해 있거든요.(인터뷰 전부터 하 감독은 "이 친구 체급에서 이런 등이 나오기 어렵다"며 한사코 김종만 선수에게 운동복을 벗게 해 등 근육을 보이며 칭찬했었다. 놀라운 것은 타고난 체격이 아니라 스스로 운동을 통해 다진 결과라는 것!) 그리고 복싱을 배울 때 자세부터 정확하게 제대로 배운 것도 도움이 되고요. 혹시 오른쪽 펀치를 날릴 때 힘의 시작점이 어딘지 아세요? 바로 뒤로 빠지는 다리의 엄지발가락이에요. 힘을 쓸 때 그 정확한 시작점을 알고 끊어치는 것, 따로 훈련을 한다기보다 그런 힘이 나오는 과정과 자세를 정확하게 알고 체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혹시 운동을 하지 않는 날에는 주로 무엇을 하세요? 운동 이외에 취미생활이 따로 있는지 궁금해요.

김종만 : 몸을 쓰는 일을 하다 보니 운동을 하지 않는 날에는 자연히 몸을 쓰지 않는 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다른 스포츠에 도전해 보기도 했는데 다칠까 봐 겁나더라고요. 그래서 운동을 하지 않는 날에는 영화를 보거나 전혀 다른 일을 하죠.

- 그렇다면 격투기선수 김종만과 평범한 일상 속의 김종만은 어떤 부분이 다른지 궁금하네요. (디시이용자 "미스터샤크"님)

김종만 : 많은 분들이 링 안과 밖의 제가 전혀 다른 사람 같대요. 링 밖에서 저를 아는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너가 파이터냐, 그래요. 생긴 것도 그렇고 키도 작고. 하지만 파이터로 돌아오면 맹수가 되죠. 원래 제 성격도 부드러운 편이에요. 그래서 경기할 때도 차분하게, 흥분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 성격 탓에 친구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네요.

- 아까 선수들 훈련하실 때 보니까 맹수처럼 달려들어 싸우다가도 경기가 끝나면 서로 깍듯하게 예의를 차리고 챙겨주고, 동료들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굉장히 인상깊었어요.

김종만 : 그건 대한민국 어느 체육관을 가든 다 똑같을 거예요. 외국도 마찬가지고요. 격투기가 겉으로는 굉장히 거칠어 보이지만 엄연히 룰이 있는 스포츠에요. 싸움이 아니라는 거죠. 상대선수를 다치게 하고 부러뜨리고, 이기려고 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는 거예요. 서로 경쟁이 있지만 다 룰 안에서 이루어지는 거예요.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예의를 지키고 서로 다친 곳은 없는지 봐주고부족한 부분은 지적해주고, 실제 경기에서도 다 그래요.

- 하지만 쇼적인 부분도 중요하다 보니 거친 면을 강조할 때도 있잖아요.

김종만 : 그렇죠, 일부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대선수를 자극하는 말을 하고 거칠게 행동하고 링 위에서 욕설이 난무할 때도 있지만 그건 이슈를 만들기 위한 일종의 제스쳐일 뿐이에요. 실제로는 다 같은 운동을 하는 친구들이잖아요. 링을 떠나면 함께 밥 먹고 격려해주는 동료죠. 물론 가끔은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부분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경기할 때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선수들끼리는 어디를 어떻게 맞았는지,어디를 얼마나 다쳤는지 다 알아요. 그래서 경기가 끝나면 몰래 대기실에 찾아가서 한번 더 봐주고 괜찮은지 물어보고, 그런 게 실제 파이터들의 모습이랍니다.

- 최근에는 유양래 선수가 최홍만 선수를 공개적으로 비하하고 도전장을 내밀어 화제가 되기도 했잖아요.

김종만 : 저도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아는데 언론에서 부풀려진 부분이 더 많아요. 일부러 그런 이슈를 끌어내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 같고요. 쇼적인 부분은 그것으로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다 진실이라고 오해하지는 않으셨으면 해요.

- 마침 말이 나왔으니 물어보고 싶은데요, 만약 최홍만 선수와의 경기 오퍼가 들어온다면 붙어볼 의향이 있으세요?

김종만 : 아휴, 안 하죠~ 그 경기하면 전 죽어요, 하하하. 저와 최홍만 선수의 체격 차이면 이건 실력이나 기술을 떠나서 먹히질 않아요. 그냥 깔려 죽어요, 절대 안합니다.

- 혹시 체급을 올려 빅 리그에 도전할 생각은 없는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어요. (디시이용자 "ddd"님)

김종만 : 선수생활 초기에는 제 체급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핸디캡을 가지고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으로서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요.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고 제 체급에서 최고가 되는 길도 멀었잖아요. 제 체급의 세계 챔피언들과 모두 붙어서 모두 이기고 나면 모를까, 지금은 갈 길이 너무 멀기만 한 걸요.

- 물론 좋아서 시작한 운동이겠지만 가끔은 정말 운동이 하기 싫은 날도 있을 것 같아요. (디시이용자 "라울"님)

김종만 : 그럼요, 그런 날에는 그냥 운동을 안 해요.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 가만히 누워 있죠. 나이가 나이니만큼 근육에 스트레스가 쌓여서 사흘 정도 운동을 하면 하루는 쉴 수밖에 없어요. 근육통과 관절염이 정말 심하거든요. 정말 독한 감기에 걸려보신 적 있으시죠? 그것보다 훨씬 심한 고통이 온종일 몸 이곳저곳에서 느껴져요. 일 년 전만 해도 안 그랬는데 이젠 주기적으로 그런 고통이 와요. 온몸이 바늘에찔리는 것처럼 아파서 진통제를 먹으며 하루를 꼬박 쉬어주는 거죠.

- 사흘을 주기로 그런 근육통과 관절염에 시달리신다는 건가요?

김종만 : 네. "랜디 커투어(2007년 UFC 헤비급 챔피언, 올해로 44살의 고령 파이터다)" 아시죠? 그 양반이 사흘에 한 번씩 운동을 한다고 하던데 이젠 그걸 이해하겠어요. 운동량은 적어지고 대신 노련미로 하는 거죠.

- 본인의 나이가 격투기선수로서 적은 나이는 아닌가 봐요.

김종만 :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선수들이 주로 20대 중·후반이니까 적은 나이는 아니죠. 하지만 아까 랜디 커투어를 예로 들었듯이 많은 나이도 아니에요.(웃음) 조금이라도 파이터로서의 생명을 연장하려면 꾸준히 몸 관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 아까 노련미 이야기도 하셨지만 체력관리를 위해선 링 위에서 경기 스타일도 조금은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전의 거칠고 몰아붙이는 스타일보다 가능한 힘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지 않을까 싶은데요.

김종만 : 파이터로서 링 위에 처음 섰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제 스타일은 하나에요. 관중들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하자, 관중들을 흥분시키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무조건 이기려고만 하는 경기는 관중들에게 재미를 줄 수 없어요. 이 생각은 바뀌지 않을 거예요. 그게 제 스타일이고 그것은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는 거죠.

- 그 생각이 본인이 생각하는 격투기선수로서 일종의 "프로정신"이라고 봐도 될까요?

김종만 : 그렇죠. 격투기선수라면 지루하지 않은 경기, 치고 들어가는 경기를 해야죠. 금방이라도 한 방이 터질 것 같고 끝날 듯 끝날 듯 관중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 그게 보기 재미있는 경기잖아요. 질질 끄는 경기는 관중들을 매료시킬 수 없어요. 그러기 위해선 링 위에서 몸을 사리면 안 돼요. 둘 중에 하나는 죽어서 내려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죠. 제겐 승패보다 관중이 더 중요해요. 제가 일본의유명 챔피언들과 붙을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제 스타일이 한몫을 했다고 봐요. 일본 관계자들이 그러더라고요, 김종만 선수의 경기는 진짜 재미있다. 절대 빼지 않으니까 박진감이 있다, 고요. 사실 제가 예전에는 그라운드 위주의 경기를 했는데 그것도 관중들이 재미없다고 생각하시기에 타격 위주로 스타일을 바꿨어요. 유도선수 출신이 타격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관중들이 좋아하니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유명한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무작정 배웠어요. 다들 유도선수가 무슨 타격이냐, 라고 했지만 죽어라 배우니까 타격이 먹히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그 때부터 제 자신도 재미있고 관중들도 좋아해 주시고, 전 그게 파이터의 프로정신이라고 생각해요.

- 그런 스타일을 유지하려면 체력소모가 만만치 않을 텐데요.

김종만 : 그게 노련미라는 거죠. 체력을 컨트롤 하면서 달려드는 것, 절대 퍼지지 않는 것, 그게 경험이더라고요.

- 격렬한 운동 후에 근육의 피로를 푸는 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디시이용자 "마사지맨"님)

김종만 : 사우나와 마사지를 간혹 즐기기는 하지만 정리운동을 확실히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 먹는 것. 운동선수에겐 먹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잘 먹고 좋은 것을 먹어야죠. 가끔 스트레스가 쌓이면 술을 마시긴 하지만 평소에는 음식에 정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나이 들어서는 더욱 그렇고요. 몸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해졌어요. 운동을 할 때도 다치지 않도록 신경쓰고 만약 다치더라도빨리 빨리 치료를 해주고요.

- 격투기선수로 지금까지 활동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나 슬럼프를 겪었던 적이 있는지, 있었다면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해요. (이용자 "마사지맨"님 외)

김종만 : 돌아보면 지금까지 운동 자체가 힘들거나 어려웠던 적은 단 한번도 없어요. 다 그 외적인 부분들 때문에 고생했던 때가 힘들었죠.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생활고, 라고 해야 하나. 일본만 가도 경기장에 관중들이 꽉 들어차고 격투기가 하나의 스포츠로 인정받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정말 큰 대회나 유명선수가 나오는 경기가 아니면 관계자들로 자리 채우기도 모자란 게 현실이잖아요. 체육관도 사정은마찬가지고요. 그러다 보니 생활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죠. 기술을 하나 더 배우려고 해도 직접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돈을 모아야 하니까. 그래도 전 이 길이 좋아요. 그러니까 포기하지 않고 하는 거고요.

- 조금 어리석은 질문일 수도 있지만 지금 그 이야기를 들으니 궁금해졌어요. 격투기가 왜 좋으세요? (디시이용자 "효색한" 님)

김종만 : 글쎄요, 너무 힘들지만 또 너무 재미있는데요. 아마 내가 이것 말고는 할 줄 아는게 없어서 그런가? 하하하.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요.

- 단순히 운동이 좋은 거라면 다른 종목도 많잖아요.

김종만 : 가장 제한된 부분이 적다는 것, 그게 격투의 매력이에요. 정해진 룰 안에서 이루어지는 경기지만 그 룰의 영역이 가장 작다는 것, 즉 내 신체적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 아닐까요? 얼마나 정직해요,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강해지고 싶다는 원시적인 욕망 같은 것이 있잖아요. 격투는 그것을 만족시키는 유일한 종목이라고 생각해요.

- 그렇다면 격투기선수로서 김종만의 꿈은 무엇인가요. (디시이용자 "김똘끼"님 외)

김종만 : 모든 사람들에게 언제나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었던 파이터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진짜 파이터였다는 평가, 그것이 제가 원하는 꿈이죠.

- 격투기선수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김종만 : 매 경기마다 행복해요. 특히 경기에서 이기고 관중들이 제 이름을 불러줄 땐 정말 짜릿하고 감동적이죠. 그 순간을 위해 항상 땀을 흘리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 아까 동료선수들과 함께 훈련하시는 모습을 봤는데 혹시 가장 친한 동료는 누구인가요. (디시이용자 "모베러"님)

김종만 : 음, 그건 말하기 곤란한데요? 왜 내 이름이 없느냐, 나중에 항의가 들어오면 어떡해요, 하하하. 사실 모든 선수들이 다 친해요. 함께 힘든 훈련을 하고 땀을 흘리는 동료들인데 모두가 끈끈할 수밖에 없죠.

- 그렇다면 혹시 라이벌로 생각하는 선수는 없으세요? (디시이용자 "사마하"님)

김종만 : 전 국내 파이터들은 다 무서워요. 하지만 친한 동료들이니까 라이벌이라고 생각하거나 싸우고 싶지는 않죠. 정말 제가 라이벌이라고 생각하고 싸워보고 싶은 선수들은 모든 외국 선수들, 모두 붙어보고 싶어요.

- 가장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선수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디시이용자 "라울"님)

김종만 : 처음 격투의 세계를 접했을 때는 "사쿠라바 가즈시" 선수가 정말 멋있었어요. 지금은, 글쎄요, 좋은 기술을 가진 모든 선수들을 좋아하지만 그보다 앞서 제가 다른 선수들에게 닮고 싶은 선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 그럼 격투기선수를 꿈꾸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이용자 "마사지맨" 님)

김종만 : 하지 말라고 말리고 싶은데요.

- 뭐예요~ 본인은 좋아서 하시잖아요.

김종만 : 격투기선수들의 현실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우니까, 그 열정마저 아프고 상처받을까봐 그래요. 저도 너무 힘들었고 또 지금도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으니까 후배들이 이 길로 들어서겠다고 하면 정말 도시락이라도 싸서 따라 다니며 말리고 싶은 게 솔직한 제 마음이에요. 그래도 예전의 저처럼 이 길이 자신의 길이다, 정말 굳게 마음을 먹었다면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격투 때문이아니라 그 이외의 부분들이 너무 힘들 테니까, 그럼에도 격투에 대한 열정만큼은 잃지 말라고, 미리 말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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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 때의 날카로운 눈빛과 맹수같던 몸짓은 어디로 가고 인터뷰 내내 그는 소박하고 수줍음 많은 한 명의 "인간" 김종만으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카메라를 들이대자 얼른 자세부터 바로 잡는가 하면 사인을 할 때조차 무릎을 꿇고 정성을 다해 한 획 한 획을 긋는 그의 모습에서 링 안팎을 지배하는 투철한 파이터의 정신을 엿본다.

  사흘을 주기로 끔찍한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음을, 관중들의 재미를 위해 타격을 배우려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과거를, 듣는 이가 미안할 만큼 격투기선수로의 어려움을 담담한 어조로 고백하던 그는 정작 격투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묻자 슬며시 웃고 만다. 아마도 그가 링 위의 "특전사 파이터"로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그 열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정직한 웃음 때문일 거다. 그 미소 뒤의 순수한 열정이 당신에게도 보였다면, 그의 말처럼 격투기선수 김종만의 팬이 되어 주세요. 그가 현존하는 모든 챔피언들을 쓰러트리는 그 날을 위해.